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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뇌과학 by 앨릭스 코브책리뷰 2020. 5. 3. 17:33
이번 책은 우리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우울증 문제에 대한 실전서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우울증에 꼭 걸리지 않아도 우리의 삶을 전반적으로 건강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우울증에 대한 원인을 나는 모르고 있었는데, 우울증에 대한 정의서부터 뇌과학 관점에서의 우울증의 발생 원인, 치료법까지 다루고 있어서 우울증으로 고민이 있는 분들에게는 우울증의 A to Z까지 올인원 패키지로 알려 주는 책이다.
이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우울증에 대한 설명을 이렇게 한다. “우울증은 그저 슬픈 상태의 연속이 아니라 절망적이고 무기력함이 아주 안정된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럴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에 그 이유를 설명하기도 힘든 난처한 상황에 놓인다.” 또한 저자는 우울증 환자의 뇌는 단순히 어떠한 특정 부분이 과도하게 활성화되거나 배선이 잠깐 꼬였을 뿐이지 기본적으로 사람마다 뇌 하드웨어의 구성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여담이지만(갑자기??), 예전에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에 대한 책을 굉장히 읽고 싶었다.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무기력이 굉장히 자주 오는 편이다. 아직 그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나는 아마도 나의 무기력함은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는 나의 존재’, ‘언젠가 당면할 죽음이라는 기정사실’,에서 출발하지 않는가 싶다.
책의 구성은 아주 straight forward하다. 특히 1장을 우울증이 일어나는 이유(하강나선에 갇힌 뇌)/ 2장을 그래서 우울증을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상승나선을 만드는 뇌) 이렇게 나누었는데 원인과 치료방법을 구별해서 단계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책의 1부 어딘가를 읽다가 자기 전에 일기에 그날의 행복했던 일을 쓰라는 것의 미스터리가 풀렸다. p44에서 《그 밖에도 해마가 하는 일은 아주 많은데, 맥락 의존적 기억(context-dependent memory)의 중심 역할을 한다.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과 긴밀히 관련된 일을 더 쉽게 기억하는 것이 바로 맥락 의존적 기억이다. .....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울증 상태에서는 맥락 의존적 기억이 커다란 단점이 된다. 우울증이 ‘맥락’이므로 기분이 좋을 때라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행복한 기억들이 갑자기 싹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이다. 반면 삶에서 일어났던 모든 비극은 너무나 쉽게 떠오른다.》라는 구문이 나온다.
뇌의 default상태가 기본적으로 상황을 부정적인 맥락으로 해석한다면, 해마는 하루에 일어났던 나쁜 기억들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기억들만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이는 negative feedback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환경을 만들어 주고 이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이 가속화는 더더욱 빨라진다. 지금부터라도 내 프랭클린 다이어리에 무조건 날마다 감사했던 일이나 행복했던 일을 떠올려서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이 책의 2/3가 2부이다. 하지만 1부에서도 찔끔찔끔 해결방안을 중간중간에 넣어서 편하게 읽으려는 나로 하여금 긴장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 책의 5장[운동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읽으면 운동을 안 하려야 안 할 수가 없다. 그 이유는, 운동은 BDNF(뇌유래신경영양인자)를 증가시켜 뇌를 튼튼하게 만들어 우울증 뿐 아니라 다른 여러 문제에 대항할 힘을 길러주고, 세로토닌 수치를 끌어올려 항우울제를 맞는 효과를 주고, 노르에피네프린을 충전시켜, 집중력과 깊이 사고할 수 있는 힘을 주고, 도파민을 만들어내게 하여서 methamphetamine을 맞는 효과를 준다. 우리나라 말론 히로뽕, 필로폰을 무료로 맞는 것이다. 또한 runner's high에 나오는 엔도르핀은 통증을 줄이고 불안을 달래준다.
참 고마운 책이면서 매우매우 실용적인 책이다.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사실 인류의 일원들은 살면서 겪는 고민들이 중첩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간의 근본적인 질문서부터 시대마다 바뀌는 질문까지 다양한데 중요한 것은 우리보다 앞선 세대에서 우리와 같은 고민들을 한 사람들이 무조건 있었고, 감사하게도 이들 중 이러한 고민들에 대해서 심하게 경험하고 연구한 사람들이 이를 문헌으로 남겼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살면서 어떠한 문제에 직면하였을 때 이와 관련된 책을 읽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으므로 그것은 그들의 이야기에 불과해!”라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사람들은 그 문제에 자신마다의 의견을 담은 책 여러 권을 읽으면 된다.
아이러니하게 이 글쓴이가 우울증이 최고조였던 시절이 대학졸업반이었다고 한다. 내가 이 책을 읽는 시점이 대학졸업반인 것은 재밌는 우연의 일치였다.
책을 읽다가 저자와 정이 들어 책이 끝나지 않길 바라는 경우가 몇 번 있는데, 이번 책이 그랬다. 특히, 앨릭스 코브 박사는 에필로그에서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요약해주면서 우리들에게 건투를 빈다고 하였는데, 거기서 좀 뭉클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인 것 같다.
나의 수면에 도움이 될 만한 체크리스트와 이 책으로부터 얻은 정보들을 sppedy하게 나열해 보면,
<뇌를 푹 잠재우는 7가지 요령>
1. 내리 8시간을 잔다. => 낮잠을 오랫동안 자지 말 것/사실 이것은 닭과 달걀의 문제인데 밤에 제대로 된 숙면을 하지 않으면 불가항력적으로 낮잠을 잘 수 밖에 없다.
2. 침대 또는 침실을 자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나에게로서는 불가능......
3. 자기 전 준비 단계로 반복적 일과를 만들자. =>책읽기나 블로그 포스팅 or 유툽 시청
4. 잘 시간이 가까워 올 땐 카페인을 피한다. => 나에게는 해당x
5. 자기 전 3시간 이내에는 많은 양의 식사를 피한다. =>간헐적 단식을 하는 나에게는 해당 x
6. 술을 수면 보조제로 쓰지 말라. =>가끔 맥주를 마사기는 하는데 이것도 주의해야겠다.
7. 운동하라=>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자전거 타기와 팔굽을 하고 있는데 책에선 잠잘 시간이 너무 가까웠을 때 운동을 하면 오히려 잠들기 어려워질 수 있으니 적어도 몇 시간 간격을 두고 하자.
<이 책으로부터 얻은 나의 스피디 요약>
◆우울증이란 절망감과 무기력함이 매우 안정된 상태에 있는 것이다.
◆우울증에 걸린 사람들의 뇌 자체는 잘못된 것이 없다. 단순히 특정 부분의 활성화에 대한 문제나 뇌 위치간의 상호작용에 오류가 있을 뿐이다.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 변연계(limbic system)가 우울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는 확실히 알았다.
◆운동은 생각보다 우울증 치료에 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매우 중요하다.=> 제발 운동좀 하자 ㅠㅠ
◆수면에 있어서 반복적인 패턴(정해진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을 가지고 먹는 것, 잠자리 환경, 빛의 유무등과 같이 사소한 것들을 신경 써주면 숙면에 매우 도움이 된다.
책 발췌본===========================================================================================================================================================================
**(우울증이란 무엇인지?) p12
흔히 우울증이라고 하면 그저 항상 슬픈 상태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울증은 그보다 훨씬 광범위하다. 사실 우울증에 걸렸다고 해서 꼭 슬픔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대개는 마비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감정이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었다고 느낀다. 희망이 없고 어찌해볼 도리가 없을 만큼 절망적이다. 예전에 재밌어했던 일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 음식도, 친구도, 취미도, 기력도 급속도로 떨어진다. 모든 일이 어렵게 느껴지는데 그럴 만한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유를 설명하기도 힘들다. 어떤 일도 노력을 기울일 만한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 잠들기 어렵고, 잠들더라도 계속 잠든 상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아픔과 통증을 훨씬 극심하게 느낀다. 집중이 안 되고 불안하고 수치스럽고 외롭다.
우울증의 하강나선이 심각한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기분을 저조하게 만들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저조한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아주 안정적인 상태다. 다시 말해 뇌는 계속해서 우울한 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우울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이 너무 힘겹게만 느껴진다.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지만 운동할 기분이 아니다. 밤에 잘 자는 것이 도움이 되겠지만 불면증이 방해한다. 친구들과 무언가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데 즐거워 보이는 일은 하나도 없고 사람들을 귀찮게 하고 싶지도 않다. 우리 뇌는 그 상태에 붙잡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우울증은 중력처럼 인정사정 보지 않고 밑으로만 끌어당긴다. 기분은 사발 바닥에 놓은 구슬처럼 어디로 굴려도 늘 아래로 굴러 내려오고 만다.
**(우울증의 원인??)p14
곧 ‘해마’라든가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과학 용어를 사용해 구체적인 내용을 깊이 다루겠지만, 일반적으로 우울증은 뇌의 생각하는 회로와 느끼는 회로가 잘못 작동해 생기는 문제라고 이해하면 된다. 뇌는 수십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지지만, 우울증을 초래하는 회로는 그 수가 비교적 적다.
뇌의 두 부위, 구체적으로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과 변연계(limbic system)가 우울증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단순하게 말해 전전두피질은 생각하는 뇌 부위이고 변연계는 느끼는 부위이다. 우울증은 이 영역들이 작동하는 방식, 서로 의사소통하는 방식에 문제가 생긴 상태다. 생각하는 전전두피질은 느끼는 변연계를 조절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데, 전전두피질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다행이 이 부위들이 작동하고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고 이 책에서 이야기하려는 것이 바로 그 변화의 방법이다.
p32
다행스러운 사실은 뇌와 같은 복잡계에서는 아주 작은 변화가 때로는 큰 효과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 수십년간 축적된 과학 연구 결과가 다양한 뇌 회로를 바로잡고 여러 신경화학물질 수피를 조절하며 심지어 새로운 뇌 세포를 만드는 방법까지 알려주고 있으니 우리는 얼마나 운이 좋은가.
p64
일단 뭐라도 결정하라. 확실성이 아니라 가능성이 불안과 걱정을 촉발한다. 대개 사람들은 선택의 여지가 많을수록 더 불쾌해진다. 걱정해야 할 게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모든 게 불확실하면 편도체의 반응성이 아주 커진다. 그러니 걱정이 많은 사람이라면 선택의 폭을 좁히고 가능한 빨리 결정을 내려라.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일단 한 가지를 결정하고 나면 어떤 일이든 더 쉽게 처리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p68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집중하라. 미래를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면, 아니 적어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만 있다면 불안해할 일은 없을 것이다.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고 느끼면 불안과 걱정, 심지어 통증까지 감소한다. 이런 효과는 배외측 전전두피질이 매개하는 것이므로 배외측 전전두피질의 활동을 강화하면 상승나선을 만들 수 있다. 이는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면 뇌 활동을 조절하고 신속하게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p69
심호흡하라. 천천히 깊이 호흡하라. 천천히 들이쉬고 내쉬면 실제로 교감신경의 흥분을 가라앉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p70
웬만하면 만족하라. 걱정은 흔히 완벽한 선택을 하거나 모든 것을 극대화하고 싶을 때 촉발된다. 중고차를 살 때 우리는 싸고 믿음직하고 안전하고 멋지고 연비도 좋고 색깔도 딱 마음에 드는 것을 찾는다. 안됐지만 그 모든 조건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딱 한 대의 중고차는 없다. 모든 면에서 가장 좋은 것을 원하면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거나 자신의 선택에 불만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런 식의 ‘극대화’는 우울증을 더 심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니 최고의 저녁상을 차리겠다고 무리하지 말고 그냥 괜찮은 저녁상을 차리는 것부터 시작하자. 완벽한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좋은 부모가 되자.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려 하지 말고 그냥 행복해하자.
p77
지금 이 순간에 머물러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지금 일어나고 있지 않은 일에는 관심을 끊어라. 현재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불안과 걱정을 중리는 데 도움이 된다. 글면 복내측 전전두피질에서 일어나는 자신에게 초점을 맞춘 감정 처리가 줄어들고 배외측과 복외측 전전두피질의 활동이 증가해 편도체를 진정시킨다. 현재에 머무는 능력을 향상하는 방법으로 ‘마음챙김’이라고 알려진 수행법이 있다. 이 수행법은 그러한 신경 활성화를 증진하고 장기적으로 불안과 걱정 문제를 개선한다.
p87
이 자리에서 확실히 해둘 게 있다. 남보다 더 감정적인 뇌를 지녔다는 사실 자체는 전혀 잘못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감정은 인생에 자극과 묘미를 더해준다. 그러나 감정성이 강화될 때 부정적인 사건에 대한 인지와 주의가 함께 강화된다면 그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커진다.
p94
자신이 무엇을 알아차리는지 알아차려라. 우리는 머릿속에 마구잡이로 들어오는 정보의 조각들을 통제할 수 없다. 하지만 자신이 어떤 편향을 갖고 있는지는 알아차릴 수 있다. 빨간불에 걸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화가 난다면 이렇게 생각하라. ‘오호, 흥미로운데? 나는 이번 빨간불은 알아차렸는데 아까 파란불을 통과할 때는 알아차리지 못했네.’ 한마디로 판단하지 않는 알아차림을 연습하라는 말이다. 판단하지 않는 알아차림은 마음챙김의 한 형식이다. 상황이 기대한 대로 풀리지 않을 때도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단지 그 상황을 알아차리기만 하는 것이다. 감정과 인식은 각자 다른 뇌 영역이 매개하기 때문에 알아차림에는 감정이 필요치 않다. 실수를 감지하면 감정적인 편도체가 자동적으로 가동될 수 있지만, 자신의 반응을 인식하면 전전두피질이 활성화되어 편도체를 다시 진정시킬 수 있다.
p97
옥시토신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자 호르몬을 방출하는데, 이 옥시토신은 편도체의 반응성을 떨어뜨린다.
p101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는 방법, 즉 부정 편향을 줄이는 방법은 운동하기, 밤에 숙면 취하기, 마사지 받기처럼 놀랍도록 단순하다.
p109
뇌는 나쁜 습관과 좋은 습관을 구분하지 않는다....그 이유는 선조체가 전전두피질과 달리 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적어도 우리가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의미에서는 ‘이성적’이지 않다. 선조체는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전혀 구변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p112
어떤 방아쇠가 습관을 촉발시키는지 파악해라. 유혹에 저항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유혹을 피하는 것이 더 쉽다. 특정한 습관을 촉발하는 방아쇠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때로는 생활 속에서 그 방아쇠를 제거하기만 해도 습관을 끊을 수 있다. 예컨대 빌리는 자기가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본다는 사실을 깨닫고 텔레비전 수신기가 눈에 보이는 것이 방아쇠임을 깨달았다. 따라서 텔레비전을 침실에서 제거했더니 문제가 해결되었다.
p119
<스트레스가 습관을 강화한다.> 사실 스트레스는 뇌가 새로운 행동보다는 오래된 습관을 선택하도록 편향시킨다. 배측 선조체가 이렇게 말한다. “하상 이 방식으로 해왔으니 이번에도 이렇게 하자.” 그러면 전전두피질이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그건 우리 목적지로 가는 데 도움이 안 돼.” 이 와중에 측좌핵은 이렇게 말한다. “와, 저 컵케이크 맛있겠다.” lol..
.....
스트레스를 받으면 가장 깊이 새겨진 무의식적 반복 행동을 하거나 충동의 노예가 되기 쉽다.
p120
심호흡하라. 안절부절 못하거나 나쁜 습관인지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느껴질 때는 숨을 깊이 들이쉬어라. 천천히 내쉬고 다시 한 번 깊이 들이쉰다. 필요한 만큼 이 과정을 반복한다. 길고 느린 호흡은 뇌의 스트레스 반응을 진정시킨다.
p154
우울증에 걸린 사람의 상황이 아마 딱 이와 같을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리든 모두 다 잘못될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단지 변연개가 전전두피질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울증의 증상이며, 우울증 상태를 지속시키는 증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단호하게 결정 내릴 수 있다면 그때부터는 주저하지 않고 대범하게 살아가기 시작할 것이다. 하지만 결정 내리는 일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다.
**p154
<최선의 결정이 아니라 그럭저럭 괜찮은 결정을 내려라>
결정을 내리려 할 때 우리는 각각의 선책에 어떤 결점이 따를지에 대해 초점을 맞춘다. 결정 내리기를 회피하고 싶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대체로 결정에 확신을 가질 만큼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세상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부분적이라도 맞는 뭔가를 행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럭저럭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최선을 해내려 하면 의사결정 과정에 지나치게 감정적인 복내측 전전두피질을 끌어들이게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그럭저럭 괜찮은 걸로 충분하다고 인식하면 복외측 전전두 영역이 더 활성화되어 자신이 상황을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
p158
사람은 뇌의 10%만 사용한다는 말은 누구나 들어봤을 것이다. 얼토당토않은 거짓말이다. 누구나 자신의 뇌를 전부 다 사용한다. 비록 뇌가 너무 많은 양의 무의미한 정보를 처리하고 있을 땐 진짜 중요한 일을 처리할 힘을 빼앗기기는 하지만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결정 내리기는 뇌의 인지를 재구성하고 가장 중요한 일로 주의를 돌리게 해준다. 구글이 검색한 결과를 중요도에 따라 배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요한 결과가 25 페이지에 숨어 있다면 도저히 찾지 못할 테니까.
.......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분명히 방법은 있다. 그저 우리가 무의미한 세부 사항에 정신이 팔려 그 방법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향 통제는 하위 피질이 무의미한 정보에 반응하는 것을 억제하고, 중요한 정보에 반응하도록 활성화의 속도와 양 모두를 증강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 키를 찾을 때는 시각피질의 반응성이 높아진다. ..... 일단 결정을 내리고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도를 세우면, 뇌에서도 그와 비슷한 방식으로 잠재적 해결책들이 부각되는 것이다.
p165
안타깝게도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분명하게 정의되지 않은 막연한 목표를 세우는 경향이 있다. 목표를 제대로 정의하지 않으면 뇌는 우리가 실제로 그 목표를 이루었는지, 목표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면 도파민도 덜 분비될 뿐 아니라 진척 상황을 인지할 수 없어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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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장기 목표를 세워라>
우선 자신에게 가치 있고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한다. 그런 다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잘 맞으며 자신이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를 적어도 하나나 두 개 적는다. 구체적인 목표에는 분명하게 정의된 성공 기준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의 어느 시점에 자신이 그 목표를 이루었는지 혹은 이루지 못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작성한 목표가 영감을 주거나 동기를 부여하는지? 그렇지 않다면 다른 목표를 더 고민해보라.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목표를 찾았다면, 자신이 정말로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 목표를 자신이 성취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작은 목표들로 세분화한다. 예를 들어 직장을 구한다는 목표가 너무 부담스럽다면 한 주에 이력서를 두 군데 보낸다거나 매일 10분간 온라인으로 직장을 물색해보겠다는 더 작은 목표를 세워보라.
p175
잠을 잘 못 자는 것은 우울증의 가장 흔한 증상일 뿐 아니라 우울증을 일으키고 유지하는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잠을 잘 못 잔다.’는 말에는 잠을 너무 적게 잔다는 뜻뿐 아니라 수명의 질이 낮다는 뜻까지 포함한다.
.....
수면 개선의 핵심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불안과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 그리고 수면 위생을 개선하는 것이다. 수면 위생이 뭐냐고? 기다리던 질문이다.
p178
처음 잠이 들 때 뇌는 아주 가벼운 선잠인 1단계 수면에 들어가는데, 이때 뇌파의 속도가 느려진다. 1단계 수면이 너무 얕다 보니 수면장애가 있는 사람은 1단계 수면에 들었다가 자기가 잠들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깨어나는 경우가 많다. 내내 잠들지 못하고 누워만 있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좌절감이 더 깊어진다. 1단계 수면이 5~10분 지속되면 뇌는 더 깊은 2단계 수면으로 들어간다. 이후 1시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더 깊은 3단계, 4단계 수면으로 들어가는데, 이때 뇌 전기 활동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 때문에 3단계와 4단계 수면을 흔히 서파수면이라고 한다.
서파수면이 지나면 뇌가 훨씬 더 활발하게 활동하는 렘수면에 접어든다. 5장에서 이야기했듯이 우울증이 있는 사람은 렘수면의 양이 증가하고 서파수면이 줄기 때문에 잠을 자도 푹 쉬기가 어렵다. 그래서 항우울제의 효능 중 하나가 바로 렘수면을 줄이는 것이다.
이 모든 단계가 한 바퀴 도는 데에는 약 90분이 소요된다. 그런 다음 1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뇌는 비디오 게임이 단계별로 진행되듯이 1단계에서 2단계, 3단계, 4단계, 렘수면까지 순서대로 수면 단계를 거친다. 4단계 중에 깨었다가 잠이 들면 1단계부터 다시 시작한다. 그러므로 잠을 계속해서 자지 못하면 수면 단계가 매끄럽게 넘어가지 못하고, 잠을 자도 피곤이 풀리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1단계에서 깨어나면 다른 단계에서 깼을 때보다 훨씬 푹 자고 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p180
해가 진 뒤에는 밝은 빛을 피하라. 어둠 속을 걸어 다닐 필요까지야 없지만, 잠잘 시간이 가까워지면 집 안의 조명은 대부분 끄는 것이 좋다. 컴퓨터 모니터의 조도를 낮추고, 아니 그보다는 아예 스크린을 쳐다보지 않는 게 좋다. 잠을 자려 할 때는 침실을 아주 어둡게 해두어야 한다. 침실에 LED 조명이 달린 전자기기가 있다면 수면을 방해하기에 충분한 빛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다른 방으로 옮기거나 LED 조명을 가려두자.
<수면 위생을 떨어뜨리는 짓>
1. 밝은 빛을 보지 말아야 할 시간에 보는 것
2. 취침 시간의 변화
p200
이미 우리는 습관이 반복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안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자. 습관은 반복에 의해 만들어진다. 그런데 어떤 행동은 다른 행동에 비해 조금만 반복해도 습관이 된다. 도파민을 더 많이 분비하게 만드는 활동이 그렇다. 안됐지만, 대개는 나쁜 습관이 더 많은 도파민을 분비시키므로 이런 활동을 그리 자주 하지 않아도 쉽게 버릇이 든다. 담배를 피우면 측좌핵에서 도파민이 많이 분비된다. 그러므로 담배를 많이 피우지 않아도 흡연은 금세 습관이 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치실을 사용할 땐 도파민이 그리 많이 분비되지 않으니 치실질을 습관으로 만들려면 아주 오랫동안 매일 훈련해야 한다.
새로운 습관을 들이려면 처음에는 물론 노력을 해야 한다. 언제나 헬스장에 가고 싶거나 늘 침착함을 유지하거나 친구를 만나러 가고 싶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아직 선조체 안에서 제대로 연결이 확립되고 강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새로운 습관이 자리 잡으려면 전전두피질이 개입해야 하고 그러려면 정신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울증 상태에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반가운 사실은 배측 선조체가 반복에 잘 반응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지 하기 싫어하는지에 상관없이 그 활동을 반복할 때마다 배측 선조체에 더 깊이 새겨진다. 처음 몇 번이 가장 어려운데 그때는 아직 전전두피질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과감하게 밀어붙여 그 장벽을 넘으면 행동의 부담은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전전두피질에서 무의식적으로 수월하게 할 수 있는 배측 선조체로 넘어간다.
p212
우울증 상태에서는 목적 지향적이고 의도적인 행위나 습관이 충동과 균형을 이루지 못한다. 전전두피질이 선조체를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을 들이려면 당장 전전두피질부터 활성화해야 한다.
<살아야 할 이유에 집중하기>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살아야 할 이유를 갖고 있는 사람은 살아가는 거의 모든 방식을 견뎌낼 수 있다.” 장기 목표가 있으면 그 이유가 생긴다.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무언가를 이루려면 수많은 단기적 충동을 억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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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장기 목표 추구를 책임지고 있으며, 측좌핵의 도파민 분비를 조절할 수 있는 전전두피질이다. 그러므로 더 큰 가치를 두는 일에 기여하기만 한다면 충동을 억제하는 데서 보람을 느낀다.
**p299 에필로그(벌써? ㅠㅠ....)
우리는 여정의 끝에 거의 다 도달했고, 바라건대 우리의 여행 가방에 뇌에 대한 새로운 이해가 가득 차 있으면 좋겠다.
이제 당신은 여러 뇌 영역이 어떻게 상호작용해 우울증이라는 하강나선을 만들어내는지 알고 있고, 그 문제를 해결할 도구도 갖고 있다.
우리는 우울증이 전두-변연계의 의사소통 기능에 이상이 생긴 것임을 알고 있다. 전전두피질이 감정과 욕망의 조절을 도와 미래를 계획할 수 있게 한다는 것도 안다. 배측 선조체는 오래된 습관을 돌리고, 측좌핵은 쾌락과 충동을 통제한다. 전방대상피질을 부정적인 것이나 긍정적인 것에 대한 주의를 조절하고, 섬엽은 감정이 실린 감각을 담당한다. 편도체는 불안을 매개한다. 시상하부는 다양한 호르몬을 조절하고 스트레스 반응을 통제한다. 편도체와 시상하부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해마는 학습과 기억에 색심적인 역할을 한다.
우리는 다양한 신경전달물질들이 각자 무엇에 기여하는지도 이해하고 있다. 세로토닌은 충동 조절과 의지력, 회복탄력성의 조력자다. 도파민은 쾌락과 습관에 있어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노르에피네프린은 주의의 초점과 집중을 조절한다. 옥시토신은 친밀한 인간관계에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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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 감사는 수면의 질을 높이고, 잠은 통증을 줄인다. 통증이 완화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면 집중하기나 계획 세우기가 잘된다. 집중과 계획 세우기는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결정을 내리면 불안이 줄고 즐거움이 늘어난다. 즐거워지면 감사할 일이 더 많아진다. 이렇게 다시 돌고 돌며 상승나선의 추진력이 점점 커진다. 즐거운 마음이 들면 운동을 하거나 사람들과 어울릴 가능성이 더 커지고 이 역시 더 큰 행복으로 돌아온다.
이제 우리는 중요한 모든 회로를 조절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운동을 해서 도파민과 배측 선조체를 변화시킬 수 있고, 마사지로 세로토닌을 촉진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리고 목표를 세우면 복내측 전저누피질을 활성화한다. 포옹으로 편도체의 활동을 줄일 수 있고, 감사로 전방재상피질의 활동을 늘릴 수 있다. 수면을 취해 전전두 영역의 노르에피네프린을 증진할 수 있다. 열거하자면 끝이 없는 이런 혜택들은 모두 연결되어 더욱 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피드백 회로를 이룬다.
우리의 뇌 회로들은 마치 환경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그물망이며, 때로는 매우 취약한 생태계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울증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울증이 나선을 그리며 하강운동을 시작하면 모든 것이 함께 악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활의 작은 변화 몇 가지만으로도 그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 뇌가 상승나선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뇌라는 생태계의 탄력성이 점점 더 좋아져 앞으로 우울증이 생길 가능성을 예방할 수 있다.
뇌 회로는 모두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항상 단순명료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사람들과 어울릴 기분이 아닌가? 그러면 나가서 달리기를 하라. 일을 하고 싶지 않은가? 밖으로 나가보라. 잠이 오지 않는가? 감사할 일을 생각하자. 걱정이 너무 많은가? 스트레칭을 하자.
다음번에 또 기분이 쳐지거든, 뇌가 특정한 활동 패턴에 갇혀 있다는 신호임을 기억하자. 그 패턴을 바꿀 수 있는 일을, 그것이 무엇이 됐든 시작하자. 침대에서 나와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고? 이유는 그만 찾아라. 그냥 침대에서 나와라. 맥락이 달라졌다는 걸 깨달으면 해마가 선조체의 옆구리를 찔러 새로운 습관을 실행하게 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전전두피질의 옆구리를 찔러 새로운 이유를 찾아내게 할 것이다. 산책을 나가라. 친구를 찾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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