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tfulness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보통 말할 때 주장의 근거가 '팩트기반'인지 아닌지에 대해 많이 묻는다. 그리고 ‘팩트기반’이 아니면 말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에 대해 누구도 이의제기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주제로 삼은 책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사고 난 후부터도 언제 읽나 매우 기다려졌던 책이다.
책의 부제는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인데, 책에서는 인간이 세상을 해석하는 10가지의 본능을 소개하면서 우리의 이러한 본능들이 사실들을 얼마나 왜곡되게 해석하고, 이미 견고해진 우리의 편견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저자는 이러한 일을 방지하려면 통계수치를 이용한 분석적인 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면, 여러 가지의 통계수치 중에서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것을 중요한 지표로 삼을 것인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책의 저자인 로슬링 박사는 더 이상의 추측성의 판단으로 세상을 오해하지 말고 데이터 기반으로 세상을 들여다보면 편견 속의 세상과 진짜 세상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내가 볼 땐, 우리는 세상에 대해 무지하다. 정확히 말해 세상에 대해 무지하다기보다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지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인과관계에 대해 무지하다. 하지만 이런 무지함을 절대로 비판할 수는 없다.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생업에 종사하면서 이러한 사건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와 여유도 없고, 기회비용을 따져봤을 때 관심을 가짐으로써 실질적인 소득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들은 자신만의 주장을 가지는 것을(대부분 왜곡된) 원하고 강력한 편견을 기초해 연역적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다 잘못된 사고를 필연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이 대한민국이 얼마나 축복받은 나라인지 체감했다. 물론 '헬조선'이라는 것이 앞선 대한민국의 20년 전을 비교하는 시대적인 개념으로 매우 상대적이지만, 국제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살기 좋은 나라이다. 가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힘들 때,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수도, 전기, 의료, 충분한 식량, 인프라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감사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신기했던 점은, 지구에 있는 인간을 묶을 때 중요한 지표들, 심지어 문화, 종교, 국가보다 가 '소득'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같은 나라 안에서도 소득이 다르면 생활환경이 천차만별이고, 오히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비슷한 소득수준의 사람과 생활환경이 훨씬 유사하다는 것이다.
한스 로슬링이라는 멋진 분을 책을 통해 알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마치 그 사람 인생전부가 이 책에 녹아들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구라는 행성에 태어나 인류를 위해 봉사하시면서 지구를 조금이라도 더 좋은 행성으로 만들고자 세계를 누빈 일화들을 보면서 정말 같은 인간이지만 훌륭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고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다. 마치는 글을 읽으면서 로슬링박사가 췌장암에 걸려 최근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듣고 기분이 매우 심란했다.
마지막으로 로슬링 박사의 말을 빌려 책 권유를 하자면, ‘사람들은 생각이 아닌 느낌으로 말한다. 직관이 얼마나 엉터리일수 있는지, 우물 안에 계속 갇혀 살기보다 올바르게 사는데 관심이 있다면, 세계관을 흔쾌히 바꿀 마음이 있다면, 본능적 반응 대신 비판적 사고를 할 준비가 돼있다면, 겸손함과 호기심을 갖고 기꺼이 감탄하고자 한다면 이 책을 계속 읽어보길 바란다.’